[나노하] 단편 - 불행한 남자 -

난 불행하다.

어렸을 적부터, 철이 들 때부터 그렇게 생각해왔다. 고아로 태어났다. 물론 아이라는 게 혼자 태어날 리 없으니 부모라는 존재가 있었겠지만, 철이 들 때 내 주위에 있었던 던 것 부모가 아니라 부족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고아로 태어났다는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생명 탄생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축복 받을 일이고 행복해야할 일이지만, 고아로 태어났다는 것은 동정을 받을망정 축복받을 일은 아니다. 고아로 태어나 남들보다 빨리 철이 들었고, 부족의 일원이라면 응당 받아야하는 공부도 했으며, 성적이 좋자, 마법학원에 입학해 짧은 기간 안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했다. 천재라고 칭찬해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고아라는 나의 결손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였다.

결국 난 스크라이어 부족이라면 최고의 영광중의 하나인, 발굴단의 리더가 되었다. 발굴단 리더로서 명명 받고난 날 밤을 기억하고 있다. 설렜다. 정말 뛰는 듯이 설렜다. 부모와 놀이공원에 가본 적은 없지만, 다음날 놀이공원에 갈 생각을 하는 아이처럼 설렜다. 어린나이에 리더가 되어 질시와 시기를 받기도 했지만 한 인간으로 인정받았다는 기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정말 열심히 발굴했다. 기존의 자료를 철저히 조사하여 발굴지역을 한정하고, 미연의 사태를 위해 만전의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결국 사건은 터져버렸다.

쥬얼 시드 사건. 안 되는 놈은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지만 어찌 이렇게 운이 없을 수 있을까. 내가 발굴한 쥬얼시드를 대마도사라고 불리는 프레시아가 탐을 냈고 쥬얼 시드 사건을 일어나 버렸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나노하 덕분에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 혼자 해결하려했다면 아마 최악의 형태로 해결되었겠지.

불행은 더 큰 불행을 끌어들인다.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지만 아쉽게도 나에겐 전자가 더 어울린다. 다른 사람이 동전을 던져 맞추기를 한다면 맞출 확률은 절반이지만, 분명 내가 한다면 틀릴 확률이 100%일 것이다. 100페이지 중에 99페이지를 공부하면, 나머지 1페이지에서 나온 문제를 풀어야할 녀석이다. 나 같은 녀석이 이런 불행을, 불운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 밖에 없지만, 그도 요즘은 지친다.

이렇게 불행을 타고난 나 같은 녀석에겐 무한서고는 좋은 직장이다. 물론 운이 작용하는 부분 같은 게 있지만 서고 일의 대부분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물론 투입해야하는 노력의 절대량은 상당하지만 애써 찾아낸 자료가 로스트로기아라 차원하나 붕괴시킬 염려도 없다. 정말로 좋은 직장. 정말로 좋은 장소였는데………… 

“마마, 유노군은 나하고 데이트할 거니까 가서 일이나 보세요!!!” 
마력 광이 일렁인다. 아, 안 돼! 속으로 절규해보지만 포격은 이미 발해진 뒤였다.

“비비오야말로 학교나 가!”
나노하는 공중을 선회해서 비비오의 포격을 피한다. 하다못해 막아주지. 목적지를 잃어버린 비비오의 포격은 애꿎은 책장을 향해 날아갔다.

우르르.
아……, 정신이 아찔해진다. 수개의 책장이 무너져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저걸 다시 건저 올려서 원상복귀를 시키려면 도대체 며칠이나 걸릴까.

“유노~”
망연자실 떨어지고 있는 책장을 보고 있자, 방금 전 찾아온 페이트가 나를 부른다.

“응?”
뒤를 바라보자 페이트가 묘하게 부끄러운 듯 한 얼굴을 하고 있다.

“저, 저기 내가 이번에 영화표가 남아……”

“스크라이어!”
입구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기와 상당히 먼 거리이기 때문에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분홍빛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사람은 하나뿐이다. 

“아 시그넘씨!”  
반갑게 외치자 시그넘씨가 무중력 공간을 유영해 다가온다.

“스크라이어 오늘 저녁에 시간 있나?”

“네 있기는 합니다만.”

“그, 그럼 나랑 오랜만에 모의 훈련하지 않겠나?”
시그넘씨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몸을 살짝 꼬며 말한다.

“잠깐만요!”
가만히 듣고 있던 페이트가 소리를 지른다. 왜, 왜 그러지?

“여기에 왜 있는 거지 페이트 T 하라오운?”
묘하게 가시 돋친 시그넘씨의 말투.

“그러는 시그넘씨야 말로 왜 여기있는거죠.”
페이트의 목소리도 가시 돋쳐 있다.

“당연히 스크라이어와 모의 훈련을 약속을 잡기 위해왔다.”

“안돼요! 유노는 오늘 저와 영화 보러 길거에요.”

“사실인가 스크라이어?”

“그런 소리는…… 아 네.”
못 들었다고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페이트의 울 것 같은 얼굴에 긍정해버렸다.

“거짓말이군.”

“사실이에요!”

“페이트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오늘 스크라이어는 나와 모의 훈련을 해야 한다.”
마치 그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같이 시그넘씨는 말했다.

“아니요. 저와 영화 보러 갈거에요.”

“그러면, 실력으로 승부 볼 수밖에.”
시그넘씨는 자연스럽게 레반틴을 꺼내든다.

“안, 안 돼. 페이트 좀 말려……”
무리다. 페이트도 이미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잔버 브레이크으으으으으!!!”

“자전 일섬!”

“왜 페이트 마마하고 시그넘씨도 껴드는 거야!!”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어어어어어~!!”

난 역시 불행한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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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 참 불행한 듯. (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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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월객 | 2008/10/07 13:14 | 팬픽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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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ustin at 2008/10/07 13:26
풍월객님의 소설을 보면, 훈훈한 것도 많지만, 유노가 불쌍한 것도 많으니..
간지 유노로써, 한 번쯤 나노하와 페이트 등을 다 후려잡는 녀석을 만들어보심이.

하나의 아이디어!

"서고정리 두더지 (둥지짓는 드래곤의 패러디랄까)"
Commented by 풍월객 at 2008/10/07 16:29
유노를 좋아하지만, 유노는 굴려야 제맛이라고 생각하거든요. >_<//
Commented by 무장괴한 at 2008/10/07 13:39
불행하군요[...] - 무장괴한
Commented by 슬견 at 2008/10/07 14:18
불행한 청년 유노![...]
Commented by Amuro at 2008/10/07 16:17
불행하지 않습-. 그보다, 유노X비타도 적어주세요!
전 비타 모에입니다.[안 물어 봤거든?]
Commented by 메이군 at 2008/10/07 16:22
한 가지 의문.
왜 하야테는 없나요.
Commented by 풍월객 at 2008/10/07 16:28
싸울 사람이 생각이 안나서...
Commented by 黑白 at 2008/10/07 18:00
내가 유노라면 중동으로 귀화해서 전부 Get
아니면 몰몬교로 개종해서 전부 Get [...]
Commented by 404번병동탈출 at 2008/10/07 18:08
명복을....
Commented by 흑녹 at 2008/10/07 18:14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 할지... 이 소재, 이번에 작업한 내용에 들어가 있는데 말이죠.

한 편 보냈습니다.
Commented by 네오미8 at 2008/10/07 22:53
유노를 때리고 싶지만 때렸다간 머리가 식혀지겠지요?

허허.....
Commented by 천류화 at 2008/10/08 00:37
푸하하하하 이건 곌계랑 배리어 쉴드를 막친다고 해도 피해 범위를 측정 불능 이군요
Commented by 재미있어요 at 2008/10/08 09:23
이렇게 해서 유노의 방어마법과 결계마법은 더더욱 발전을 거듭하여
트리플 브레이크를 막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Commented by eyeku at 2008/10/08 14:45
유노 이 부러운 자식..
Commented by wizard at 2008/10/08 22:45
미묘하게 불행해요(...)
Commented by 아코노마 at 2008/10/15 11:44
....제2의 카미양....(카미양->금서목록의 주인공 카미조에게 친우 츠치미카도가 붙인 애칭(?)) 하지만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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