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 단편 - 비비오의 사서 일지 -

3월 1일.

유노군이 벌써 3일째 야근 중이다. 다른 사서 언니 오빠들은 자주 있는 일이라며 그러려니 하지만 난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내가 유노군 일을 대신해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직 한사람 몫밖에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너무 분하다. 내가 유노군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커피를 타주기로 했다. 마마가 커피를 타는 걸 눈동냥으로 본 게 있으니까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럴 때 중요한 건 맛보다는 애정이니까. 커피를 유노군에게 가져가려고 쟁반에 커피를 담았는데 알프가 와서 커피를 빼앗았다. 내가 마시는 게 아니라 유노군한테 줄 거라고 말했는데도 돌려주지 않았다. 유노군 커피는 자기만 탈 수 있단다. 알프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가 보기에도 능숙한 솜씨로 커피를 타서 유노군에게 가져다주었다. 유노군은 진심으로 알프에게 고마웠는지 알프를 향해 웃으면서 ‘고마워’라고 이야기했고 알프는 묘하게 기쁜 얼굴로 쑥스럽게 웃었다.

유노군의 웃음. 내가 받을 수 있었는데.
유노군의 감사의 인사. 꼭 내가 듣고 싶었는데.

…………, 알프. 똥개 주제에 유노군의 비서를 자청하다니.

용서 못해★

 


3월 3일.

똥개에게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아침을 굶고 바쁘게 일하는 알프에게 미리 준비한 사료를 주었다. 알프는 사료를 맛있게 먹었다. 그 사료에 100배 강화 설사약이 들어있는데도 말이다. 똥개주제에 후각이 예민해서, 들키지 않게 무색무취의 설사약을 제조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 결국 알프는 화장실에서 S급 전투를 치르다 결국 병원에 실려 갔다. 후후후, 이걸로 당분간 유노군 커피는 내가 타줄 수 있겠지.

복수 완료.

 


3월 4일

정성껏 커피를 타서 사서장실로 들어갔더니 유노군이 자고 있었다. 책상에 얼굴을 대고 자는 게 아니라 고개가 천장을 향하고 있는 것 봐서 안 자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다가 잠든 모양이었다. 그 귀여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병원에서 고생하고 있을 똥개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알프……, 평소에 유노군의 이런 귀여운 모습을 독차지하고 있었다니. 설사약으론 부족했나. 소리가 나지 않게 쟁반을 책상에 올려놓고 유노군의 잠든 얼굴을 감상했다. 조금 더웠는지 단추를 푼 셔츠 속엔 쇄골이 섹시하게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고, 피곤에 지쳐 잠든 유노군의 얼굴은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아, 정말 검은 욕망이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걸 막느라 정말 고생했다.

검은 욕망과 힘겹게 싸우다가 결국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버렸다. 볼에 키스하는 정도로. 유노군이 깨지 않도록 조심히 유노군 옆으로 다가갔다. 가까이가자 유노군의 살내음에 어질어질해졌다. 잠시 숨을 돌려서 안정을 취하고 입술과 유노군의 볼 사이가 종이 한 장 차이가 된 순간.

나노하 마마가 나타났다.

후후후, 분명히 고의였을 거야. 어떻게 그렇게 완벽한 타이밍에 나타날 수가 있지. 나노하 마마는 잠든 유노군 얼굴을 보고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보러 나가라고 했다. 나가면 무슨 짓을 하려고! 왜 유노군을 보고 하악하악거리는 거예요! 순간 한마디하고 싶었으나 참고 사서장실을 나왔다. 그리고 마마는 그 뒤 한 시간 동안 사서장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유노군에게 무슨 짓을 했을까.

난 검은 욕망과 필사적으로 싸웠는데……, 포악스런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연약한 어린 양이 상상된다. 물론 늑대는 마마 양은 유노군.

후후, 볼에 키스할 수 있었는데.
유노군의 잠든 얼굴을 독차지 할 수 있었는데. 

늑대, 아니 나노하 마마에게 빼앗기다니. 나노하 마마

용서 못해★

 


3월 5일.

오늘도 마마가 날 데리러왔다. 날 데리러 오는 거면 얌전히 나만 데리고 가면되지, 왜 바쁜 유노군과 한참동안 이야기하는 건지. 약에 취한 듯 헤롱헤롱거리며 유노군과 대화하고 있는 마마. 보고 있으니 화딱지가 나고 둘 사이를 끼어들어 방해하고 싶지만 미리 준비해놓은 계획을 위해 필사적으로 참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유노군이 이만 일해야겠다고 말하자 마마는 못내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는 유노군에게 인사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기회는 바로 이때.

준비한 리모컨의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썩은 나무껍질이 벗겨지듯 연이어 떨어지는 책장들. 물론 무너지는 책장 주위엔 나노하 마마밖에 없다. 사서들은 그 광경을 아연실색 바라본다. 마마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해있다. 아무 짓도 안했지만 주위에는 자신밖에 없었고 책장이 자동으로 쓰러질리 없으니 의심의 눈초리는 피할 수 없다. 예상대로 마마는 사서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발하고는 나를 데리고 황급히 서고를 나왔다.

이걸로 마마는 당분간 서고를 오지 못하겠지. 유노군에게 면목도 없을 테고 사서들한테도 미안할테니까. 후후후.

복수완료.

 


3월 15일.

열흘 동안 마마가 서고에 얼굴한번 비추지 못했다. 덧붙여서 알프도. 덕분에 나와 유노군의 애정 전선에 이상 무. 어젠 유노군과 파르페 가게까지 갔다 왔다. 파르페 집에서 데이트라니, 유노군도 참 센스 있다. 마마 이야기를 꺼내서 빈정 상했지만 그래도 난 마음이 넓은 여자니까.

오늘 커피 잔을 가지러 사서장실 문을 열려고 하는데 유노군과 크로노 제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 한 잔 하잔다. 어제는 유노군이 데이트 신청해서 오늘은 내가 하려고 했는데. 용서 못……, ‘난 마음이 넓은 여자니까 참자’라고 생각하고 문을 열려한 순간 유노군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거긴. 도우미 고용하는 데잖아!”

도우미?
술집 도우미?
그, 그러니까 여자를 고용하는 곳을 가겠다는 거지?

치민 분노로 인해 스테인리스제 쟁반을 우그러트려버렸다. 후후후, 감히 유노군을 그런 마의 구렁텅이로 데려가겠다 이거지.

용서 못해★

 


3월 16일

이번 복수는 책장을 넘기는 것처럼 간단했다. 에이미씨에게 전화 한통만 하면 됐으니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크로노 제독은 함교로 난입한 에이미씨에게 뒷목덜미를 잡혀서 소 끌려가듯 끌려갔다고 한다. 아, 너무 간단해서 조금 시시하지만 그래도

복수 완료.

 


3월 20일

호랑이가 없는 곳엔 토끼가 왕이라는 말이 있다. 오늘 난 그 속담을 뼈 속 깊이 체험했다. 너무 방심했던 탓일까. 알프하고 나노하 마마만 제거하면 유노군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노군과의 달콤한 시간에 젖어 이상이 마비됐었나 보다. 경계를 하지 않다니.

페이트 마마가 유노군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후후후후후후후, 놀이공원이란다. 놀이공원. 그런 고전적인 데이트 장소로 유노군을 유혹하다니. 거기다가 가장 고전적인 방법인 ‘거기 표가 한 장 남아서……’를 쓰다니. 지금 어이가 가출해서 집안엔 분노군만 남아있다.

페이트 마마가 유노군과 같이 갈 놀이공원은 내가 유노군과 사귀게 되면 맨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회전목마에 같이 타고 코에 묻은 아이스크림도 닦아주고, 팔짱도 끼고 다니고 유령의 집에서 놀란 척해서 안겨보고, 관람차 안에서 놀이공원의 노을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지막엔……

이제 그런 핑크빛 일을 페이트 마마가 할 것이다.

후후 후후, 페이트 마마가 죽고 싶은 가보다. 마마 죽고 싶으면 미리 이야기를 하지. 말만하면 페이트 마마의 그 핑크빛 상상을 직접 핏빛으로 만들어 줄 수 있었을 텐데. 이번엔 마마나 알프에게 했던 가.벼.운 복수론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페이트 마마……

용서 못해★

 


3월 22일

이틀 동안 잠도 자지 않고 만든 가짜 자료를 유명 언론사들에 보냈다. 프로가 봐도 쉽게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만들었으니 기사감으로 훌륭할 것이다. 페이트 마마와 유노군의 데이트는 내일. 만약 내일 신문에 그 기사가 실려 있지 않는다면 난 하는 수 없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부디 그렇게 되지 않길 빈다.

 


3월 23일

성공했다. 자료를 보낸 언론사 모두 1면 톱기사로 그 자료를 사용했다.

‘충격 페이트 집무관은 동성애자.’

‘관리국의 윤리 의식은 어디까지 떨어진 것인가.’

‘기동 6과 시절 모 교도관과……’

후후후후, 데이트 준비를 하던 페이트 마마가 이 기사를 보고 당황하고 있을 모습이 상상된다. 뉴스에 의하면 바로 기자회견을 연단다.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을 하고 자료가 가짜라는 게 오늘 안에 밝혀지더라도 페이트 마마는 유노군과 데이트하지 못하겠지. 거기다가 덤으로 나노하 마마와 페이트 마마의 추후 행동을 언론이 주목할 테니 스캔들 때문에 당분간 유노군과 데이트도 못하겠지. 아, 내가 생각해도 너무 완벽한 계획이다.

 


4월 3일. 

…………………………………………………………………………………………………………,
오늘 사서장실에 갔더니 유노군과 나노하 마마가 키스하고 있었다.
………………………………………………, 내가 그렇게 노력했는데 유노군은 내 마음도 몰라주고 마마랑 키스하다니.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유노군도 마마도 용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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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일은 여러분의 상상에 맞기겠습니다. =ㅅ=;;;

원래 개그 성으로 쓰려고한 소재인데 롸입에 얀데레가 유행이라 얀적 요소를 추가해봤습니다. ~_~//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스 리리컬 동맹단 가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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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월객 | 2008/09/17 22:24 | 팬픽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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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메이군 at 2008/09/17 22:42
......
Commented by kbs-tv at 2008/09/17 22:45
하하하하;;
Commented by 黑白 at 2008/09/17 22:52
이... 이거!
Commented by Aleph-null at 2008/09/17 23:08
용서 못해★ <- 이게 포인트로군요(음?)
Commented by 파란이상해씨 at 2008/09/17 23:32
지상 최강의 소녀 비비오... 입니까...
무섭습니다...
Commented by 슬견 at 2008/09/18 08:27
강....강하다!
Commented by 천류화 at 2008/09/18 16:47
성왕 강림 하세요~~~~!!!(비비오에겐 길이 열려 있어유~)
Commented by 404번병동탈출 at 2008/09/18 17:37
얀데레 비비오....가되는건가!
Commented by wizard at 2008/09/18 20:29
용서 못해★
...대체 무슨짓을 하려는거야!!
Commented by Nathan at 2008/09/18 21:05
용서 못해★ <- 옆에 살포시 붙어준 별표에 미묘한 살의가 매력적인 비비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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