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 단편 - 은빛 소문과 단 음식 -

“아~ 단게 먹고 싶다.”
시작은 그런 작은 말 한마디였다.

시공관리국 무한서고 사서장 유노 스크라이어는 오늘도 평소와 같이 일하고 있었다. 원래 유노가 가진 사서란 직업이란 게 워낙 뇌를 혹사시키는 직업이라 열량을 많이 소모하게 된다. 그리고 당분 섭취는 칼로리를 쉽게 그리고 빠르게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때문에 무한서고 사서들은 잦은 당분 섭취를 위해 단 음식들을 휴대하고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노는 단 음식을 휴대하고 다닐 정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서고 내에서 여분으로 비치해놓는 단 음식들은 모두 동이 난 상태라 유노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한탄을 한 것이었다.

이런 한탄은 서고 내에서 비단 유노만 하는 게 아니라서 평소대로라면 ‘사서장님이 단게 먹고 싶으신가?’하고 한번 쯤 생각하고는 알아서 하시겠지 생각하고는 자기 일에 열중한다. 평소대로라면 말이다.

“후후, 좋은 걸 들었어요오~”
업무차 무한서고에 들린 린포스 쯔바이양이 유노가 한 말을 들어버린 것이다. 린포스는 기분 좋게 쾌속으로 날아가 그 이야기를 그녀의 주인인 야가미 하야테에게 알렸다.

“유노가?, 별일이구마”
자신의 소꿉친구이자 업무 동료이기도한 유노 스크라이어는 남의 푸념이나 부탁을 잘 들어주는 남자이지만 정작 자신의 푸념이나 부탁을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니 자기 욕구 표현을 원체 잘 안하는 남자라는 게 맞을 것이다.

“마, 유노가 먹고 싶다고 하니 오랜만에 한번 솜씨발휘해야겠구마”
그동안 졌던 신세를 조금이나마 보답할 기회다. 그렇게 생각한 하야테는 초콜릿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린포스는 그런 주인을 돕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로 날아갔다.

 


“스크라이어가?”
린포스가 찾아간 사람은 한창 훈련에 열중이었던 시그넘이었다.

“네!”

“스크라이어가 비타나 좋아하는 걸 좋아할 줄 몰랐군.”
전혀 의외라는 듯 시그넘은 인상을 찌푸렸다.

“단게 얼마나 맛있는데요오~”

“그런가”
시그넘 본인도 단 음식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단지 주위에 그런 종류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존재가 있다 보니 조금 꺼려지게 된 것 뿐.

“평소에 신세도 지고 있으니 하나 정도는 선물하도록 해야겠군.”

“좋은 생각이에요!”

“그럼 린포스 이따가 나랑 같이……,”
린포스는 사라져있었다.

 


“헤에~, 유노군이?”
다음으로 린포스가 찾아간 사람은 서류와 한판 포격전투 중인 나노하였다. 물론 나노하가 지고 있는 상황.

“분명히 먹고 싶다고 그랬어요오~, 그 말할 때의 유노씨의 눈은 제가 단게 먹고 싶을 때의 눈이었어요. 분명 무지무지 먹고 싶은거에요오”
린포스도 단 음식이라는 말에 흥분했는지 나노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그렇단 말이지.”
나노하의 눈이 빛났다. 최근 유노와 만남이 부쩍 줄어든 걸 아쉬워하고 있던 나노하로서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거기다가 유노군이라면 이 서류더미와의 전쟁에서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노하는 당장 서류가방에 서류를 닥치는 대로 구겨 넣고는 케이크 가게로 향했다.

이 뒤로도 린포스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유노와 친분 있는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많네.”
유노 스크라이어는 사서장실 구석 한가득 쌓인 단 음식을 보고는 약간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유노가 단 음식을 선물로 받기 시작한건 그 말을 한 오전으로부터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점심시간이었다. 맨 처음에는 이게 웬 떡인가 하며 기분 좋게 받았었는데. 선물하러 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더니 저녁에는 수명에서 수십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유노를 만나러 왔다. 모두 단 음식들을 가지고.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케이크, 초콜릿, 쿠키 또 어떻게 만들었는지 접시만한 크기의 뽑기도 있다. 하루 세끼 밥 대신 단 음식으로 먹더라도 꼬박 3주는 걸릴 것 같은 양. 거기다가 쉽게 상하는 것들도 더러 있어서 유노는 고심하기 시작했다. 

“나눠줘야 하나.”
하지만 모두가 자신보고 먹으라고 선물한 것이다. 몰래 나눠주는 방법이 있지만 남의 호희를 그렇게 대하는 건 유노 성격상 맞지 않는다. 거기다가 선물 받을 걸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유노는 이것도 저것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버렸다.

“뭘 그리 고민하고 있어?”
문이 열리고 작은 인영 하나가 들어왔다.

“알프~”

“헤에, 완전히 산이네 산.”
다른 사서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사서장실로 찾아온 알프는 자기 키보다 더 크게 쌓여져있는 단 음식들에 기가 질려버렸다.

“왜 갑자기 다들 이런 선물을 보내온 걸까.”
발렌타인데이도 아니고 자신의 생일도 아니다. 선물의 수가 많아지자 도대체 왜 자신에게 이런 선물을 하는 거냐고 선물 주러 온 사람에게 약간 예의 없게 물어본 유노였지만, 대답은 은빛 소문 때문이라는 의미 모를 말만 들었다. 
 
“무슨 관리국 이벤트를 하는데 거기에 유노가 걸린 게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네.”

“근데 이거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

“먹을 거니 다 먹어야 될 것 같은데. 다른 사람에게 선물 받을 걸 다시 선물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삼시세끼 단 것만 먹을 수도 없으니 고민이야.”
유노는 단음식의 산을 보며 앞으로 겪어야할 고행을 상상하는 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알프는 그런 유노를 잠시 바라보더니 챙겨온 가방에서 전기포트와 생수통을 꺼내 포트에 물을 담고 끓이기 시작했다.

“뭐해?”
알프는 유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면서 동시에 찻잔에 커피분말을 넣고 끓을 물을 조심스레 부었다.

“자 여기 커피”

“나 별로 피곤하지 않는데?”
알프가 준 커피를 받은 유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알프에게 물었다.

“계속 단 것만 먹으면 실증날테니까. 커피랑 같이 먹으라고. 말만하면 언제든지 타줄게.”

“알프……”

“감, 감동하지 말라고. 아 그리고 선물하지 않을 거면 나랑 같이 먹자. 둘이서 먹으면 그나마 빨리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알프~!”
유노는 알프의 그런 사랑스러운 행동에 감격하여 알프를 안아버렸다.

“무슨 짓이야~”

“고마워~”
자신의 얼굴로 알프의 볼을 비비는 유노.

“볼 비비지마.”

“알프 고마워!”

“내 말 좀 들어~, 참 그러니까 하지 말라고~”

오늘도 무한서고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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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유노x알프.

열흘정도 글을 안쓰다보니 감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일단 자창게용 글로 감을 회복해야겠네요.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스 리리컬 동맹단 가든지부
by 풍월객 | 2008/08/22 01:17 | 팬픽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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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08/08/22 01:20
이런 걸 보고 이렇게 말하지요.

'죽쒀서 개줬다.'

Commented by 메이군 at 2008/08/22 06:35
결론은 유노x알프지만 왠지 린쯔가 배후세력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Commented by 어느폐인 at 2008/08/22 08:37
이런걸보고 ..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말이 생각나는 저는 뭐일려나요...
Commented by 黑白 at 2008/08/22 11:56
어부지리
Commented by 천류화 at 2008/08/22 23:03
유노는 언제나 바람을 피우는 군요....(그러다가 포격 맞지...)
Commented by 소독제 at 2008/08/23 13:44
음... 이제 유노x비비오가 나올 차례군요.
Commented by wizard at 2008/08/23 15:14
은빛말은 천리를 가는군요(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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