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시간.
피곤을 달래는 자판기 커피도 좋지만 목을 시원하게 넘어가는 탄산 음료가 마시고 싶었기에 음료수 자판기에 동전을 넣는다.
“아 돈은 제가 내겠습니다.”
이미 동전을 넣었는데 진작 말하지.
“아니야. 그냥 내가 살께.”
동전을 하나 더 집어넣는다. 한 박자 느리게 말해서 남이 사게 한다. 참으로 올바른 전술이구나. 같은 음료수 버튼을 연이어 누른다.
“고맙습니다.”
능글맞은 웃음. 이런 종류의 미소는 보는 사람에 따라 기분 나빠지기도 하는 미소지만 이 녀석이 하면 기분 나쁘지 않다. 뭐 이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겠지.
“뭐 이런 걸 가지고”
자판기에서 나온 음료수를 꺼내 사서에게 던진다. 능숙하게 캐치하는 사서 A. 이 녀석은 서고 내에서 통칭 사서 A로 통하는 녀석이다. 무한서고 초창기 멤버이고 다른 사서들에게 용기와 웃음을 주는 분위기 메이커적 존재인 녀석인데 한 사서가 장난삼아 사서 A라고 부른 뒤로는 다른 사서들도 이 녀석들을 사서 A라고 부르고 있다. 본인에게 이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본인도 그 호칭을 마음에 들어하는 편이라 가끔 본인을 사서 A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사서장님?”
“응?”
벽에 기대어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데 사서 A가 물어본다.
“질문 좀 해도 되겠습니까?”
“뭔데?”
트레이드 마크인 능글맞은 웃음을 진 채로 물어보는 사서 A. 평소에 남의 질문은 잘 대답해주지만 자기 질문은 좀처럼 안하는 녀석인데 무슨 일일까.
“그게, 타카마치 대위 말입니다.”
“나노하가 왜?”
뜬금없이 소꿉친구 이름이 거론되니 좀 당황스럽다.
“두 분 혹시 사귀시는 겁니까?”
“…………”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역시~!, 사귀시는 거죠!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멍해진 내 표정을 보고 사서 A가 지레 짐작한다.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정정해줘야겠다.
“사, 사귄다고 할까. 좀 애매하네.”
사귄다고 하기엔 나와 나노하 사이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좀 특이한 연인사이라고나 할까.
“에~, 확실히 해주세요. 사귀시는 거죠? 사귀셔야 됩니다. 안그럼 한 사서의 일주일 식비가 날아가요.”
나를 대상으로 내기를 한 거냐. 내기 참가자는 누구 일까나. 감히 리더를 상대로 내기를 걸다니 간이 크군. 나중에 알아내서 야근을 몰아줘야겠다.
“안 사귀고 있어.”
거짓말이긴 하지만 나를 대상으로 내기 대상으로 삼았다는 게 괘씸해서라도 거짓말을 해야겠다.
“에~, 그럼 다른 분하고 사귀시는 겁니까.”
내기에 져서 분해할 줄 알았는데 바로 다른 걸 물어보다니. 도대체 물어보는 저의가 뭐냐.
“사귀는 사람 없는데.”
“말도 안돼!”
사서A는 뱀에게 다리가 달렸다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반응한다. 아니 왜 말이 안 되는데, 나는 여자친구 안사귀면 안 되냐.
“제가 여자 소개 시켜드릴까요. 타카마치 대위보다 훨~씬 예븐 여자들을 알고 있는데. 아 물론 성격도 보장하고요.”
“안돼.”
“네?, 왜요?”
“살고 싶으면 하지마.”
“네, 무슨?”
“3년 전에 있었던 연쇄 포격 사건 기억나?”
“네. 꽤 끔직한 사건이었죠. 밤낮 구별없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인들이 어딘가 날아온 포격에 맞아 병원으로 실려 갔잖아요. 그것 때문에 관리국도 난리가 났고요. 서고 내에서도 그 일 때문에 사서장님이 직접 움직이셨잖아요.”
일주일 만에 모 부서 내 병기사고로 결론짓고 사건이 끝났는데도 잘 기억하고 있네.
“그 때 알려지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있었어.”
“뭔데요?”
10년 후 미스테리 사건의 진실을 듣는 기자처럼 사서 A는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다 내 맞선 상대였어.”
“…………”
사서 A가 들고 있던 음료수를 떨어트린다. 모처럼 사준건데 아깝잖아.
“아, 그리고 최초의 희생자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어.”
“여, 여자만 당한 거 아니었나요.”
“그래서 잘 안 알려 진거지. 뒤에 있던 사건들과 달리 공통점이 없었거든. 거기다가 뒤에 있던 사건과 그 남자는 포격에 맞고 세 달 동안 사경을 헤맸어.”
그 후에 당했던 여인들은 비록 포격에 맞긴 했어도 한달 정도 요양하고 완치되어 나갔었다.
“끔찍하네요. 그런데 그 남자분하고도 아는 사이이십니까.”
“응, 바로 내 맞선을 알선해 준 사람이었지.”
“……, 그런”
“물어본 바로는 정신을 잃기 전에 시야를 가득 메우는 분홍빛 섬광을 봤다더군.”
“…………”
“그러니 살고 싶으면 앞으로 그런 소리는 하지마”
난 넋을 잃은 사서 A의 어께를 톡톡치고는 무한 서고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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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전철 안에서 2시간동안 끄적인 거.
레포트 때문에 올릴려고 했던 유노x나노하 물은
다음주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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